거부, 반박, 전환, 경시, 망각, 부인 등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들고, 이로써 타인에 대한 통제능력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우리말로 알기 쉽게 풀어본다면 '주입식 전세역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가스라이팅은 주로 친밀한 관계에서 이루어지며, 가스라이팅 구사자들은 상황 조작을 통해 상대방의 자아를 흔들어서 자신의 영향력을 증폭시킵니다. 이를 통해 상대방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 수 있고 그 사람이 가진 재산 등을 탈취할 수도 있습니다.
가스라이팅 피해자는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잃어가게 되고 결국에는 자존감이 없어집니다. 가해자들은 상대방의 공감능력을 이용해서 상대방을 통제합니다. 동정심을 이용해서 타인을 조종하는 소시오패스가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유래
가스라이팅의 어원은 패트릭 해밀턴이 연출한 1938년 연극 '가스 라이트(GAS Light)'입니다.
'잭'이라는 남성이 범죄를 저지르며 자신의 아내 '벨라'를 억압하는 내용인데, 이 연극에서 남편 '잭'이 집안의 가스등을 일부러 어둡게 만들어놓고서 아내 '벨라'가 집안이 어두워졌다고 하면 그렇지 않다면서 아내를 탓하게 됩니다.
아내는 이런일이 지속되자 점점 자기자신에게 의구심을 갖게 되고, 무기력함과 공허함에 빠지게 되면서 남편 잭만을 의지하게 됩니다.
1944년에 잉그리드 버그만이 '벨라'(영화에서는 '폴라'라고 불립니다.) 역을 맡아 영화화되었고 한국에도 '가스등' 이라는 제목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잭'이 '벨라'를 심리적으로 몰아가고, 이에 '벨라'가 수긍하는 행태를 심리학적으로 정리한 것이 "가스라이팅"입니다.
단계 , 징후 및 예시
단계
① 관계 형성
가스라이팅을 구사하는 자들은 피해자와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일 확률이 높습니다. 라포(Rapport)를 형성한 관계일수록 가스라이팅은 흔하며, 대표적으로 가족, 교사, 직장상사, 애인 등이 있있습니다.
가해자는 처음에 동정심으로 타인의 경계심을 풀어 그들을 조종하는 데에 능숙한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들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동정심은 배제될 수도 있으며, 간혹 아래 단계까지 가지 않고 이 단계만을 되풀이하는 사례(주로 온순한 성격으로 처음부터 가해자의 의도를 의심하지 않거나 아래 단계까지 가기 전에 이미 무기력이 학습된 경우)도 존재합니다.
② 기억의 왜곡
가해자는 피해자가 실수를 저지를 때마다 상기를 시켜서 스스로를 불신하게 만듭니다. 스스로의 판단을 의심하게 만들고 가해자가 판단을 대신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특히 사소한 기억에 대한 것을 왜곡시켜서 가해자의 주장을 확고히 해 피해자의 기억을 의심시키게 됩니다.
③ 미니마이징
2단계까지 오면 피해자는 강한 반발을 하게됩니다. 그러나 이미 3단계까지 오게 된 피해자는 주변인들로부터 비논리적인 착각을 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게됩니다.
④ 무시
가해자는 피해자를 별 거 아닌 일에도 화을 내는 '프로불편러' 취급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피해자의 기억, 판단력, 감정까지도 의심하게 만들면서, 가해자는 피해자의 감정과 재산까지 자유자제로 통제할 수 있게 됩니다.
징후
▷ 사과
나쁘게 느껴지는 모든 일에 대해 스스로 미안하게 느낀다는 것은 모든 책임과 의무가 모두 피해자에게만 짊어지게된 것과 같습니다.
이를 통해 가해자는 계속해서 무죄로, 피해자는 영원히 유죄로 느껴지게되면서, 피해자는 늘 파트너에게 사과하게 됩니다.
▷ 결정 불가
피해자는 간단한 결정조차 하기 힘들어지며, 본인이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도 느낄 수 없으며 무엇을 해도 기쁘지 않게 느껴집니다.
▷ 변화
매우 자연스럽게, 이 전의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게됩니다. 파트너를 만나기 전의 나는 분명 지금보다 자신감있고 즐겁고 편안했던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 혼란
'내가 정말 예민한가?'라며 하루에도 몇 번씩 자문을 하게 됩니다. 때론 혼란스럽고 내가 미쳐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게됩니다.
나의 언행을 뒤돌아보며 자꾸만 후회하고 자책하게됩니다. 분명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재 무엇이 잘못 된 것인지 명확히 말할 수가 없습니다.
▷ 폐쇄성
피해자는 친구와 가족들에게 내 파트너의 행동에 대해 변명하는 일이 잦아집니다. 친구와 가족들에게 더이상 설명하거나 변명하기 싫어서, 말하지 않고 숨기는 일들이 생깁니다.
파트너에게 무시당하거나, 현실을 왜곡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예시
▷ 거부
가해자가 피해자의 말을 듣기 거부하거나 이해되지 않는 척 합니다.
▷ 반박
가해자가 피해자의 기억을 무조건적으로 불신합니다. 피해자의 기억이 정확하든 그렇지 않든 가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확한 기억을 반박할 때 '가스라이팅'의 효과는 더 심각해집니다.
▷ 전환
가해자가 화제를 전환하거나 피해자의 생각을 의심합니다.
▷ 망각/부인
가해자가 실제 발생했던 일을 일부러 잊은 척 하거나 본인이 피해자에게 했던 약속을 부인합니다.
극복/대처법
▷ 자존감 키우기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해봅니다. 가스라이팅은 옳고 그름의 판단 능력을 아예 부정하게 만드므로 본인이 끊임없이 판단하는 게 중요합니다.
▷ 가해자의 전략을 이해하고 조력자를 찾기
인간의 뇌는 환경에 의해 얼마든지 변화가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주변을 환기시키고 자신을 도와줄 수있는 조력자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또한 가해자가 하는 행동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해보면,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 싸우지 말고 회피하기
자리를 피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래 알았어' 하며 어색하게 상황을 넘기는 행동은 이 후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기 좋습니다.
가해자의 잘못을 증명하기보단 본인이 그 상황을 회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대화를 할수록 가스라이팅의 늪에 빠질게 됩니다.
그러므로 가해자와의 싸움을 최대한 피함으로 가해자의 함정에 걸려들 가능성을 최소화 해야합니다.
▷ 논리적으로 생각하기
스스로 판단하고 대처를 하는 것만큼 좋은 대처는 없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어느 순간부터 빠져나올 구멍이 안보일 수 있습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아닌 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길러야 합니다. 물론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게 최선의 방법이지만, 모든 가스라이팅이 피할 수 있는 상황에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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